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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마트폰 AP 95% 이상 ARM 설계도 기반
엔비디아 관심 속 삼성전자도 지분 투자 가능성

[이데일리 피용익 배진솔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ARM이 누구의 품에 안길지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업체인 엔비디아가 ARM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등 다른 기업들의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독과점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여러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FX마진거래

소프트뱅크의 ARM 매각은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90년 설립된 ARM은 반도체 설계도를 만들어 삼성전자, 퀄컴, 애플 등에 팔고 로열티를 받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5% 이상이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작동할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크다.

단독 인수보단 컨소시엄 구성 유력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ARM 인수 협상에 구체적으로 나선 곳은 엔비디아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주력으로 하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등 미래 유망 사업 분야에서 앞서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단독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업체인 엔비디아가 ARM을 사들일 경우 중국 당국이 독과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의 인수로 인해 시장 독과점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영향을 받게되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 2018년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를 인수를 추진하자 중국 정부가 이를 제지한 바 있다. 엔비디아보다는 삼성전자가 적합한 인수 후보라는 분석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다.

임규태 조지아공대 전자설계연구소 부소장은 “모든 나라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ARM을 사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향후 인텔을 뛰어넘어 독보적인 1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 부소장은 ARM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인수에 나서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봤다. 기업들이 단독 인수를 추진하면서 ARM의 몸값을 높이는 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소프트뱅크, 삼성전자, 그리고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기업들이 지분에 공동 투자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앞으로 ARM 설계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투자한 지분 만큼의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분 투자 논의가 진행 중이지 않다”며 “(ARM이) 원천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보니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지분 투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 이미 시작

ARM발(發) 지각변동을 앞둔 반도체 업계의 지형은 이미 꿈뜰거리고 있다.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M&A) 시장도 활발해졌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4조6000억원을, 신규 패키징·검측 공장 조성에 12조3000억원을 각각 투자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리기로 했다. 아날로그 반도체 2위 업체인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스(ADI)도 경쟁사인 맥심 인티그레이티드 프로덕츠를 25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이 최근 7㎚(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으로 중앙처리장치(CPU)를 양산하는 일정을 6~12개월 늦춘다고 발표한 점도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7nm 공정 도입을 미루는 대신 TSMC에 6nm 프로세스 생산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4.1%를 차지한 TSMC가 인텔 물량까지 수주하면 2위인 삼성전자(15.9%)와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삼성전자가 28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후발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 중국 양쯔메모리(YMTC)는 지난 4월 삼성의 6세대 낸드 수준인 128단 낸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올 연말 양산에 돌입하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1년 수준으로 좁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미세공정 도입 지연과 애플의 ARM 기반 CPU 생산,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ARM 매각 등이 맞물려 있다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18일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18일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물폭탄’이 부른 논쟁] 山地 태양광, 산사태 유발 논란

“마을 뒷산에서 묽은 흙더미가 찔끔찔끔 흘러내리더니 삽시간에 진흙이 뒤엉킨 거대한 태양광 시설이 민가를 덮쳤습니다.”파워볼엔트리

10일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뒷산 비탈면에는 엿가락 모양으로 휜 태양광 패널과 구조물이 나뒹굴고 있었다. 주민 윤모(48)씨는 “장대비가 내리던 지난 8일 산에서 우르르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태양광 시설 주변 토사가 쓸려 내려오고 있었다”며 “얼마 못 가 패널 구조물이 주저앉더니 일부가 굴러와 이웃집을 깔아뭉갰다”고 말했다.

당시 태양광 패널 여러 장이 30여m 아래 윤모(75)씨의 집과 폐가 등 가옥 2채를 덮쳤다. 윤씨 등은 뒷산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리자 집 바깥 안전지대로 신속히 대피해 화를 면했지만, 매동마을 주민 17명 중 7명은 추가 피해 우려에 1㎞ 떨어진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다.

주민들 “정부가 책임져라”

충남 천안시 소사리에서도 지난달 31일 밤 인근 태양광발전소 옹벽의 토사가 근처 축사로 무너져 내렸다. 지난 2018년 1월 허가를 받아 지난해 준공된 1802㎾ 규모 태양광발전소의 태양광 패널 일부가 파손되면서 축사로 떨어졌다.

지난 6일 호우로 무너져 내린 경북 봉화군 물야면 야산의 태양광 시설에 10일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비닐 덮개가 덮여 있다. 이곳의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며 토사가 산 아래 농가까지 쓸고 내려가 외양간 지붕을 뭉개고 호박밭을 덮쳐 재산 피해를 냈다. /박상훈 기자
지난 6일 호우로 무너져 내린 경북 봉화군 물야면 야산의 태양광 시설에 10일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비닐 덮개가 덮여 있다. 이곳의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며 토사가 산 아래 농가까지 쓸고 내려가 외양간 지붕을 뭉개고 호박밭을 덮쳐 재산 피해를 냈다. /박상훈 기자

10일 오전 태양광 발전시설이 무너져 내린 충북 제천시 대랑동 한 마을의 논밭은 폐기물 쓰레기장이나 마찬가지였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로 뒤덮인 논밭에는 태양광 모듈과 설비가 나뒹굴고 있었다. 유실되지 않고 남아있는 태양광 발전시설도 지지대가 바닥까지 드러나 추가 붕괴 위험이 커 보였다. 이곳에는 지난 2017년 8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섰다. 발전시설이 들어설 당시부터 산사태 위험 등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20m 거리의 집에 사는 김석주(65)씨는 “많은 비가 내리면 약해진 지반은 더 약해져 결국 무너져 내리게 돼 있다”며 “안전은 뒤로하고 무분별하게 허가를 내준 정부가 이 모든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파워볼사이트

정부는 “태양광이 산사태 원인 아니다”

우리나라 산지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소 1만2721곳 중 약 70%는 현 정부 들어 지어졌다. 산의 나무를 베어내고 토양을 깎아내서 인공시설물을 지으면 대대적인 토양 보강 공사를 하지 않는 이상 산사태 위험이 늘어나는 건 상식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전국 임야에서 총 232만7495그루의 나무가 베어졌다.

산지 태양광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이후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2016년 한 해 529ha였던 산지 태양광 설치 면적은 2017년 1435ha, 2018년 2443ha로 급증했다.

전국 곳곳에서 산지 태양광으로 인한 산사태 피해가 보고되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산업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올해 산사태 발생 1174건 대비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의 피해 건수(12건) 비율은 1%”라고 했다.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를 일으킨 게 아니라, 산사태로 태양광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도 2년 전엔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자인하고 대책을 내놨었다. 산림청은 2018년 4월 발표한 보도자료(‘태양광 발전소 산사태·투기 우려 심각… 산림청, 대책 마련 나선다’)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해 부지에 자라고 있던 수십 년 된 나무를 벌채하면서 산사태, 토사 유출 등의 피해도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같은 해 11월 산림자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의 평균 경사도 허가 기준을 기존 25도에서 15도 이하로 강화했다.

호남지역 수해복구 현장
“소 한마리 땅으로 옮기는데 1시간”.. 공무원-119구조대원 200명 출동
지자체-軍 수해복구 지원 총력
전남도 공무원 1000명 긴급투입, 폐사 오리-쓰레기 등 처리 구슬땀

“이제 살았어요 음매∼”… 대피소에 모인 이재민들 10일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폭우로 물이 차오르면서 지붕으로 피신했던 소들이 크레인 줄에 묶인 채 땅으로 내려오고 있다(왼쪽 사진). 전날 집중호우와 하천 범람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이날 구례읍 구례여중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텐트를 치고 모여 있다. 구례=뉴스1

축산 농가 등이 침수되는 등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 10일 대형 기중기가 나타났다. 급류를 피해 마을 주택가 지붕에 올라간 소들을 구출하기 위해 동원된 중장비였다. 이번 수해로 마을에서는 소 400여 마리가 유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오전 물은 빠졌지만 지붕 위로 대피했던 소 28마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지붕 위 소 구조작전’에 구례군 공무원과 119구조대원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10일 오후 7시까지 소 16마리가 구조됐다. 이 가운데 8마리는 진정제가 든 마취총을 쏴 넘어뜨린 뒤 크레인 줄에 묶어 땅으로 내렸다. 나머지 8마리는 천천히 진정시키며 옥상과 연결된 계단 등을 통해 내렸다. 구례군 관계자는 “아직 소 12마리가 내려오지 않고 있다. 소 한 마리를 끌어 내리는 데 30분에서 1시간이 걸려 11일까지 작업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심각한 수해가 이어졌지만 시민과 공무원, 군부대 장병들이 힘을 모아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10일 오후 3시경 전남 곡성군 입면의 한 오리농가에서 곡성군에서 근무하는 정지영 주무관(34·여)이 마스크를 쓴 채 폐사한 오리를 끄집어내는 데 한창이었다. 이 농장에서는 이번 폭우로 오리 4만5000마리 중 4만 마리가 폐사했다. 정 주무관은 “오리 배설물 냄새가 나긴 하지만 농민들 아픔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 주무관 등 공무원 11명은 폐사에서 살아남은 오리를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 곡성군은 10∼14일 모든 직원이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수해 복구에 나섰다. 실과별로 근무해야 할 필수 인력 400명을 제외하고 100여 명이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남도 역시 소속 공무원 1000여 명 규모의 긴급 복구 지원반을 조직해 피해가 큰 구례, 곡성, 담양의 침수 피해 현장에 투입했다.

이날 인근 곡성군 곡성읍 신리의 한 침수 가옥에서는 육군 31사단 95연대 지원중대장 이준형 대위(27) 등 장병 30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청소를 했다. 폭우에 잠긴 가구, 냉장고 등을 밖으로 꺼내고 쓰레기를 치웠다. 이 대위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은 주민들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삶의 터전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 피해 복구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31사단은 수해 복구에 장병 800명을 투입했다.

전남 구례 지역 이재민들은 구례 북초등학교와 구례고 강당 등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텐트를 치고 지내고 있다. 좁은 공간에 텐트 수십 개가 모여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지만 당장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달리 방법이 없다. 이재민 장모 씨(62·여)는 “보건소에서 발열 체크, 텐트 간 거리 두기를 하라고 해서 최대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자원봉사자 270여 명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이재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급식 봉사 등에 참여했다. 또 도내 의용소방대원 720여 명이 매일 피해 복구에 참여하는 등 도내 민간단체 자원봉사 참여가 늘고 있다.

광주에서는 자율방제단원 60여 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노한봉 광주시 자율방제단장(65)은 8일 광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폭우에 잠기자 3일 동안 양수기 9대를 이용해 물을 빼냈다. 노 단장은 “기록적인 폭우에 대처하기 위해 단원 1700명이 비상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진강 제방 붕괴로 침수됐던 전북 남원시 금지면 일대에는 10일 35사단 장병 150여 명, 전북지방경찰청 직원 200여 명, 남원시 새마을지도자회 30여 명 등 600여 명이 피해 복구에 참여했다. 김명환 전북경찰청 경찰기동대 팀장은 “마을 모습이 너무 처참해 가슴이 아팠다. 주민들 표정이 어두워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하루 빨리 웃음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례=이형주 peneye09@donga.com·조응형 / 정승호 기자

‘물난리와 4대강’ 전문가 긴급 진단

[서울신문]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면서 4대강 사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4대강 보가 홍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의견과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의 수문이 열려 물이 방류되는 모습.대구 뉴스1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면서 4대강 사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4대강 보가 홍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의견과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의 수문이 열려 물이 방류되는 모습.대구 뉴스1

정진석 의원 ‘4대강 피해 감축설’ 발단
섬진강 피해 커지자 ‘갑론을박’ 확산
실제 4대강 16개 보 지점엔 홍수 안 나
감사원 “4대강 사업 홍수 예방 편익 0원”
섬진강·낙동강 피해 4대강 연계는 무리

역대급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자 때아닌 ‘4대강 사업’ 논란이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가 22조원을 들여 강행했던 4대강 사업 대상(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은 상대적으로 홍수 피해가 작았던 반면 섬진강은 지난 7~8일 집중된 호우로 9일 둑이 무너지자 야당 일각에서 4대강 사업 효과를 거론한 게 발단이 됐다. 반면 이날 낙동강에서 제방이 무너지자 이번에는 4대강 사업이 원인이란 반론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례적인 호우로 인해 정확한 피해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영논리에 입각한 갑론을박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을 촉발한 건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더 잘 방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 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정작 정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역(충남 공주) 주민들이 예전에는 홍수 피해가 많았는데 4대강 사업 후 사실상 큰 피해가 없었다고 말한다”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얘기를 많이 듣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이다. 근거 자료는 각 정부 부처에 의뢰를 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4대강 본류가 아니라 지류·지천을 중심으로 수해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는 건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 반대론의 핵심 논거였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섬진강은 상류에 댐이 적어 홍수방어능력이 취약한데 하류에 호우가 집중되면서 붕괴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섬진강댐의 현재 수위(193.5m)가 계획홍수위(197.7m)에 달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4대강 사업 찬성 인사였던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전화인터뷰에서 “4대강 16개 보 지점에 홍수가 안 났고 본류에도 홍수가 없었기에 4대강 사업이 홍수 조절 능력이 상당히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 4대강 사업은 ‘보’ 건설뿐 아니라 준설과 제방 보강 등도 함께 이뤄졌다. 더욱이 보는 가뭄 대책이고, 준설과 제방은 홍수 예방 목적이다. 보는 오히려 물 흐름을 방해해 홍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경남 창녕군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250m 지점에 있는 낙동강 제방 30m가 붕괴된 건 4대강 사업 책임론을 불지폈다. 현장 조사를 실시한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합천창녕보가 물 흐름을 방해해 강물 수위가 높아져 수압이 올라가자 강둑이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는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는 구조물로 보 인근에서 제방 붕괴가 많이 발생한다”면서 “콘크리트로 지어진 물 배수 구조물과 모래 제방 사이에 물길이 생기면서 제방이 붕괴되는 ‘파이핑’ 현상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백경오 한경대 토목안전환경공학과 교수는 “댐은 상류에 큰 물그릇을 만드는 것이기에 침수되는 상류 마을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반면, 4대강 보는 댐처럼 생겼지만 수위만 높일 뿐이지 물을 가둘 능력이 없기에 홍수 방어 기능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붕괴 제방이 4대강 사업으로 이뤄졌지만 보와 제방 붕괴의 인과관계를 따지기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가 홍수 피해를 확대한다는 것처럼 준설과 제방 보강에 따른 홍수 예방 효과를 부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섬진강 홍수 피해나 낙동강 제방 붕괴를 4대강 사업과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사업 시작 전부터 논란이 컸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실이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한 결과 홍수 예방, 수자원 확보, 수환경 개선 등 일부 성과를 거뒀으나 충분한 공학적 검토 없이 서둘러 사업을 진행했고 하천관리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났다. 2018년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감사 보고서는 4대강 사업이 폭우지역의 홍수피해액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유의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의 홍수피해 예방편익은 ‘0원’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강 바닥 준설은 본류가 담을 수 있는 물 용량을 늘려주는 만큼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옹호론은 여전하다. 경남 창녕·함안 지역은 과거 낙동강 범람으로 피해가 잦았으나 4대강 사업 이후 홍수 피해가 없었다는 게 근거로 거론된다.

2011년 4대강 사업 이후 호우로 인한 피해 규모도 감소했다. 서울신문이 국가재난안전포털을 통해 2005~2011년 7년간 수계별 호우 피해를 집계한 결과 총피해액은 2018년도 화폐 기준으로 한강 4521억원, 낙동강 979억원, 금강 3216억원, 영산강 5억원이다. 이에 비해 2012~2018년 수계별 호우 피해는 한강 431억원, 낙동강 57억원, 금강 253억원, 영산강 4억원이었다. 다만 매년 강우량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4대강 사업 대상이 아니었던 섬진강은 2005~2011년 7년간 피해액이 408억원이었지만 2012~2018년에는 26억원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는 분석은 이미 나왔고 강 중간에 보를 깔면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건 상식”이라며 “4대강 사업 검증도 끝냈고 보 해체 분석도 다 했는데 정부가 여지껏 미적대다 이제 와서 허둥대고 뜬금없는 소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교수 역시 “제방 옆으로 여유 공간을 둬서 강물이 그쪽으로도 가서 머물도록 천변 저류지를 많이 만들어 물을 머물도록 관리를 하는 게 선진적 물관리 방식”이라면서 “홍수를 유발하는 시설인 낙동강 보 해체를 하루빨리 해야 하는데 환경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날씨] [앵커]

중부 지방에는 다시 국지적으로 강한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까지 중부와 호남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호우 상황, 기상센터 연결해 알아봅니다. 홍나실 캐스터!

지금 계속해서 중북부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되고 있다고요?

[캐스터]

레이더 영상을 보면 길게 사선 형태의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울 경기와 강원 북부, 충청 지역에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송파구에는 시간당 25mm 이상에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와 충청 북부와 전북 일부 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남해안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입니다.

[앵커]

앞으로 비구름이 남하하면서 전북 지역에도 강한 비를 뿌린다고요?

[캐스터]

앞으로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습니다.

특히 중부 지역에 이어 전북 지역에도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지역에는 비의 양도 많겠는데요.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충청과 전북 많은 곳에 150mm 이상의 큰비가 더 내리겠고,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북부에 최고 80mm 비가 오겠습니다.

현재 기온 살펴보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난 곳이 많은데요,

낮 기온은 서울이 29도로 어제와 비슷하겠지만, 동쪽 지역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릉 32도, 대구 34도까지 치솟겠습니다.

오늘 밤부터 비가 점차 그치기 시작해, 내일은 대부분 지역의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겠습니다.

중북부 지역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막바지 장맛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기상센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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