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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4·3 보궐선거를 치른 전북 전주시(라선거구)에서 한 시민이 투표용지를 함에 넣고 있다. [뉴스1]
지난 2019년 4·3 보궐선거를 치른 전북 전주시(라선거구)에서 한 시민이 투표용지를 함에 넣고 있다. [뉴스1]


“대선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여야는 모두 내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한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민심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을 해서 공석을 일으킨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당규가 있지만, 이미 내부적으론 공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기류가 대세다.파워사다리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장 보선은 딱 한 차례(2011년) 있었다.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물러난 오세훈 전 시장의 빈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다. 박 전 시장은 지난 7월 미투 의혹에 연루돼 극단적 선택을 했다. 10년 만에 치르게 된 두 번째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원순 미투 책임론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래도 여성 후보로 치러야 할 것”(수도권 재선)이란 목소리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여성·중진·세대교체…與 안갯속

이런 측면에서 4선 출신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미 한 차례(2018년 6월)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적이 있고, 지난 4·15 총선에 불출마하며 장관직을 택했을 때부터 “추후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뒀다”는 소문이 적지 않았다. 박 장관은 9월 27일 KBS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질문받자 “아직 사실이 아닌 보도다. 아직 정말 거기에 대해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생조정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생조정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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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까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에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아들 군 복무 특혜 논란에 휩싸이며 주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당 관계자는 “고 의원이 참신함이나 친문 진영 내 선명성에서 뒤지지 않고 오세훈 전 시장을 총선 때 꺾었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후보군에선 가장 먼저 거론되는 사람은 우상호 의원(4선)이다. 그는 2018년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한 이후 최근까지 서울시장 도전의사를 감춘 적이 없다. 우의원과 가까운 수도권 재선의원은 “박근혜 탄핵 의결을 이끌어낸 원내대표라는 상징성과 당내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 등 조직적 기반도 갖췄다”며 “준비된 후보라는 면모를 보인다면 경선과 본선에서 모두 승산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당대표 출마 때부터 “서울시장 도전 포석”이란 말을 듣던 박주민 의원, 당내 몇 안되는 ‘소신파’로 자리매김한 박용진 의원도 세대교체를 앞세워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박주민 의원 주변에서는 “출마 의사를 내심 굳혔다. 본격적 캠프 조직 구성을 위해 물밑에서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다”(민주당 보좌진)는 말까지 나온다. 이낙연 대표는 9월23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4·7 재보선과 관련해 “여러 사람들의 이런저런 관심 표명이 있다. 여성이 좋겠다거나 경선하지 말자거나 하는 것”이라며 “지금 미리 정해놓은 건 없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野 10여명 거론 속 안철수 변수
정권교체를 원하는 야권은 서울시장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을 가져와야 이듬해 치러지는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지방 중진)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오세훈 전 시장 사퇴 이후 10년 가까이 시장직을 되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엔 다르다”며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박 전 시장이 성추행 의혹·사망으로 불명예 퇴진한 데다, 집값 문제 등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는 판단에서다.홀짝게임

윤희숙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초선인 윤 의원은 지난 7월 '임대차 3법'을 반대하는 본회의장 5분 연설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임현동 기자
윤희숙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초선인 윤 의원은 지난 7월 ‘임대차 3법’을 반대하는 본회의장 5분 연설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임현동 기자


당내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큰 변수로 꼽는다. 내년 보궐선거까지 당을 이끄는 김 위원장은 차기 재·보선의 공천 과정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선 차기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가급적이면 새로운 얼굴에, 새로운 서울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초선도 능력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초선 등판 의지도 내비쳤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김 위원장이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유명세를 탄 윤희숙 의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지명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이나 최근 재산세 인하로 이슈를 만든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도 여성 후보군으로 꼽힌다.

남성 후보군에선 서울의 4선 중진인 권영세·박진 의원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의원직을 내놓고 출마해야 하는게 부담이다. 원외에선 오세훈 전 시장, 오신환·김용태·김선동·지상욱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거론되는 후보들이 다들 ‘고만고만 하다’는게 고민이다. 홍정욱 전 의원은 정치복귀를 고사하고 있다. 그래서 야권 연대 등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이 안 대표와 손잡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참신성을 위해 당 밖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등을 영입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심새롬·김기정 기자 saerom@joongang.co.kr

추석 연휴 첫날, 중부지방 천둥·번개·돌풍과 비
30일 수도권, 강원 영서, 충청 일부 등 5~20mm
“추석 당일 전국에서 구름 사이로 보름달 보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가을비가 내린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2020.09.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가을비가 내린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2020.09.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 등을 동반한 비가 내리겠다. 경기동부 등에는 우박이 내리는 곳도 있어 대비가 필요하겠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중부지방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며 “경기동부와 강원영서에는 우박이 떨어지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수도권, 강원영서, 충남, 충북북부, 전라서해안에 30일 오후 9시까지 5~20㎜의 비가 내리겠다. 강원영동 중북부의 예상강수량은 다음달 1일 낮 12시까지 5~40㎜다.

30일 오전에는 충남서해안과 전라서해안에도 빗방울이 떨어지겠다.

기상청은 “강원영동은 내일과 모레 동풍이 불면서 낮 기온이 20도 내외로 낮겠고, 모레까지 내륙에서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으로 크겠다”고 예측했다.

30일 아침 기온은 11~18도, 낮 기온은 20~26도로 예측된다.

주요 지역 아침 기온은 서울 16도, 인천 17도, 수원 16도, 춘천 14도, 강릉 15도, 청주 15도, 대전 15도, 전주 14도, 광주 15도, 대구 14도, 부산 17도, 제주 19도 등으로 전망된다.

낮 기온은 서울 24도, 인천 22도, 수원 24도, 춘천 24도, 강릉 22도, 청주 25도, 대전 25도, 전주 25도, 광주 25도, 대구 25도, 부산 25도, 제주 24도 등으로 관측된다.

30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경기·충청·전라 내륙에는 가시거리 200m 이하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내륙에 있는 공항에서는 안개로 인해 귀성길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겠다.

추석 당일인 다음달 1일 전국에서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중부지방은 자정 무렵 차자 흐려져 보름달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서울 오후 6시20분, 인천 오후 6시21분, 수원 오후 6시20분, 강릉 오후 6시12분, 춘천 오후 6시17분, 대전 오후 6시18분, 청주 오후 6시18분, 대구 오후 6시13분, 부산 오후 6시11분, 울산 오후 6시10분, 광주 오후 6시20분, 전주 오후 6시19분, 제주 오후 6시20분에 달이 뜰 것으로 관측했다.

동해안에는 너울로 인한 높은 물결이 방파제나 갯바위를 넘고 백사장에 강하게 밀려오는 곳이 있겠다.

30일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오존 농도는 전 권역에서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승근 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 I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금 나온 공정경제 3법, 박근혜 정부 때 나온 안보다 완화한 것
세계에서 없는 걸 한다지만, 우리처럼 재벌구조 가진 나라도 없어

이 당을 창조적으로 파괴해야 국민 편하게 살 수 있어 도우러 온 것
3040세대, 탄핵 뒤에도 반성 안 보이자 ‘구제불능 아니냐’ 외면

안철수, 자꾸 군불 때면 뭔가 돌아갈 것이라 착각..합당 절대 안해
대선주자, 기성정치인은 국민이 짜증..내년 3월 나올 사람 있을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 본청 비대위원장실에서 <한겨레> 신승근 논설위원과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 본청 비대위원장실에서 <한겨레> 신승근 논설위원과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오늘날 왜 국민의힘이 이 모습이 됐는지 생각해보라. 사실 재계의 준동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받은 것 아니냐? 그걸 모르고 간과하면 국민의힘은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반대하는 당 소속 의원과 재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때는 지금 나온 공정거래법이나 상법보다 더 강력하게 공약을 했다. 그때보다 더 완화된 측면이 있다”며 “우리 당 상당수 의원들이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 때문에 지금 법안 내용에 대해 검증도 안 해보고 언론에서 반시장적이다 반자본주의적이다 그러니까 덩달아서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나라 재계가 특이한 사항을 만들지 않았으면 그런 법이 나오지도 않을 것이다. 스스로 자책할 필요가 있다”며 재계의 자성을 촉구했다.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유를 두고선 “이 당을 창조적으로 파괴해야만 국민이 편안하게 살 것이라 생각하고, 도우러 온 것”이라며 “21세기를 끌고 갈 3040세대에 맞게 다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론에는 “그게 우리 야당 하는 사람들의 못된 관습”이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안철수 대표에 대해 “안철수 그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이상한 꿈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자꾸 밖에서 군불만 땐다고 본인에게 뭔가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그건 착각”이라며 “그 사람은 당대당 합당하기를 바라지만, 나는 그런 걸 절대로 안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인터뷰는 지난 25일 국회 본청 비대위원장실에서 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120여일을 자평한다면?

“지금까지는 정강·정책, 당명을 바꾸고 당색과 로고를 바꾸는 형식적인 변화였다. 정강정책에 저소득층과 약자를 보호·동행하겠다고 했으니 이제 그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종전에 가졌던 개념과 사고에서 벗어나 변화를 선도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5·18 계승을 정강정책에 넣은 것도 그런 실체적 변화 노력인가.

“5·18도 그동안 우리 당과는 관계없는 걸로, 호남 사람에 대해선 어느 정도 차지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렇게 해서는 정권을 장출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없다. 과거 영호남 지역선거가 많았지만, 이제 수도권에서 국민 50%가 산다. 수도권을 끌어안지 못하면 정권을 창출할 수 없다. 서울에서 야당이 지난번 선거(총선)처럼 패배한 적이 없다. 과거 서울에서 여당이 완패하면 정권이 무너졌다. 그걸 거꾸로 대입하면 된다. 야당이 완패를 당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3040세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3040세대는 정보화 사회인 21세기를 끌고 갈 사람이다. 이들의 특징이 뭔가? 지식수준이 높다. 공정, 불평등, 민주주의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 자꾸 정치적으로 소란을 피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하나로 뉴스를 다 찾아본다. 유튜브까지 정보의 양이 상당해 속일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니 정직하게 거기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과거 국민의힘의 전신 정당들을 보면 항상 부자만 좋아하고, 기득권층만 보호하려 하는 정당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외면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뭐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반성의 뜻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3040세대가 ‘저 사람들은 구제불능이 아니냐’, 이런 감각을 갖는 것이다. 그들이 우리 사회를 주도하게 될 테니까, 다 뜯어고쳐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상법 개정안 등 ‘공정경제 3법’으로 논란이 많다.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위원장과 생각이 다른 것 같다.

“그런 의문을 갖는 분들을 보면, 솔직히 얘기해서 그러면 오늘날 왜 국민의힘이 이 모습이 됐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받게 됐나? 그 연유를 보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사실 재계의 준동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받은 것 아니냐? 그걸 모르고 그것을 간과하면 국민의힘은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약속을 뒤집지 않았나?

“내가 과거 19대 총선 전에 여기 비대위에 들어와 그 당시 정강정책을 바꿨고, 그래서 19대 선거 때 당시 새누리당이 기대하지도 않았던 의석을, 152석이나 차지한 것 아니냐. 그때도 그렇고, 내가 지금 여기 와서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도 이 당을 창조적으로 파괴해야만 결국 국민이 편안하게 살 것이라 생각하고, 도우러 온 것이다. 그때도 정강정책 바꾸는 과정에서 여러 의원들이 상당히 많이 비토했다. 그래서 그때도, 2012년 1월 초에 1월31일까지 이 당의 정강정책을 제대로 변경 못 하면 더 이상 비대위 안 하겠다고 하니까 마지못해 다 수용한 것이다. 그리고 선거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니까 대통령 선거까지 도와달라고 사정을 한 것이다. 그렇게 경제민주화를 앞장세워 결국 선거를 한 것 아니냐. 그랬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그것에 합당한 짓을 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때 이미 했어야 하는 것을 안 해서 지금 다시 하고 있다는 말인가?

“사실 지금 나와 있는 상법 개정안이라는 것이 그때 법무부가 박근혜 대통령 선거 공약을 참작해서 냈던 것이다. 그런데 재계가 작동을 해서 그걸 밀어버려, 지금까지 온 것이다. 지금 나온 상법 개정안이 그때나 별로 차이가 없다. 오히려 어느 정도 더 완화된 측면이 있다. 지금 전세계가 자본주의의 맹점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이 보수라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다. 우리 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실 지금 법안으로 나와 있는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증도 안 해보고, 왜 그 조항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모르고 그냥 막연하게 언론에서 반시장적이다 반자본주의적이다 그러니까, 거기에 덩달아서 얘기를 하는 것이다.”

―의원들이 끝까지 반대해도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나?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재계가, 자기들이 아무런 특이한 사항을 만들지 않았으면 그런 법이 나오지도 않을 것이다. 자기들 스스로 자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상법 같은 게 새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기업 경영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거나 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도전이 두렵고, 누가 자기한테 도전을 할 것 같으니까, 자꾸 거부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 당내에서도 제대로 설득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세계에 없는 걸 한다고 말하지만, 세계에 우리나라 같은 재벌구조를 가진 나라도 없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신승근 논설위원의 질문에 답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신승근 논설위원의 질문에 답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개천절 집회, 계속 연기를 당부했는데 그래도 하겠다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

“우리는 여하튼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게 일반 국민으로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하는데, 죽어도 그걸 못 지키겠다고 하는 사람은 법에 따라서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

―집회 자제를 호소하면서 3·1만세운동에 비유한 게 논란이 됐는데.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려 하니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걸 말씀을 드린 것이었다. 내가 무슨, 마치 그 집회를 3·1운동으로 본다, 태극기 부대와 같이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지나친 해석이다.”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이 ‘드라이브스루’ 집회를 제안하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그건 그들의 권리 아니냐고 말한다.

“그분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서 자동차 타고 지나가는 걸 막을 수 없는 것 아닌가. 가급적이면 자제해 주길 바라는 건데 방역에 협조하는 의미에서 밖으로 안 나오고 차 타고 지나가겠다는 걸, 그걸 억지로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은 수구 정당과 다르다고 하지만, 말뿐이고 어정쩡한 줄타기를 한다고 의심한다.

“우리 당이 어정쩡하게 줄타기해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 지난 총선에서 ‘보수 대통합’만 하면 뭐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결과를 우리가 봤는데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박덕흠 의원이 자진 탈당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안타깝다며 민주당에 의한 여론 물타기라고 했는데, 위원장 생각은 무엇인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런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렇지만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공인 아니냐. 공인이면 다른 사람에게 의심받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사업과 직접 연관 있는 상임위에 가서 더군다나 간사란 위치까지 갖고 있었다. 본인이 그걸 기피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불상사가 생겨난 것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해 유관 상임위원회를 제척하자는 논의가 있다.

“말을 안 들으면 그런 방지법이 필요하겠지. 그러나 일단 각자가 다 스스로 알아서 국회의원을 뭣 때문에 하는지 알면 그런 짓을 안 해야지. 그리고 사실 지도부 자체도 그런 걸 알면 (상임위) 배정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요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계속 대립하고 있다.

“나는 그 사람에 대해선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 뭐 그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이상한 꿈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국민의힘이 필요하다고 하면 국민의힘에 개인적으로 들어오면 된다. 자꾸 밖에서 군불만 때면 본인에게 뭔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착각이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데?

“나는 그 사람에게 부정적일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나는 그래도 그 사람을 관찰하고 만나서 과거 여러 얘기도 해보고 했으니까, 그 사람이 국민의힘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내가 쫓아가 사정이라도 하지. 내 판단이 그렇지 않은데, 그 사람에 대해 특별하게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지 않나.”

―하지만 당내에선 재보선과 대선을 고려하면 안철수 대표와 연대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게 우리 야당 하는 사람들의 못된 관행이다. 항상 야당은 단일화를 하고 서로 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그게 한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다. 합당하는 건 분란만 생긴다. 서로 지분을 차지하겠다고. 그래서 뭘 할 수 있나. 주류가 있는 정당이 뭐가 답답해서 지엽적인 정당과 합하려고 하나.”

―안 대표와 합당은 안 된다는 것인가?

“그 사람은 당대당 합당을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로 안 한다.”

―총선 무소속 당선자 가운데 권성동 의원은 입당을 받았는데 홍준표 등 다른 의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네 사람이 무소속 당선됐는데 사실 권성동 의원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그다음날로 복당 신청을 했고, 다른 사람들은 신청도 한 적이 없다. 우리 의원들이 권 의원에 대해선 감정이 좋고, 5개월이나 됐으니 심사를 해서 이견 없으니 복당한 것이다. 아직도 당이 변혁을 하는 과정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 조금이라도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면 할 수가 없다.”

―홍준표는 분란을 일으키니 안 된다는 얘기인가?

“아니, 당내에서도 바깥에 있는 분들이 와서 당이 안정되기보다 소란해지지 않나 그런 염려를 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어떻게 전망하나?

“낙관도 비관도 안 한다. 다만 지금 국민의힘이 실질적 변화를 이루고 후보를 내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관심은 결국 사람인데?

“이것만 말씀드리겠다. 부산시장은 좀 별개고, 서울시장은 과거 2011년 오세훈 시장 사퇴하고 보궐선거 때 양상과 비슷하다고 본다. 그때 서울시민들 생각이 민주당도 싫고 한나라당도 싫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새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결국 박원순 같은 사람이 된 것 아니겠나. 이번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염두에 둔 인물이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외부에서 박원순처럼 불쑥 나오는, 그런 사람이 하나는 있을 것이라고 본다. 늦가을, 11월쯤 가면 조금은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나.”

―위원장께선 초선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는데.

“초선뿐 아니라 재선이고 삼선이고 가장 (당선이) 유력한 사람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다만 초선이라고 해서 배제는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국민들이 뉴페이스를 바란다. 유권자들이 옛날부터 이름이 많이 떠도는 사람보다 서울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 인물이 더 좋다고 본다.”

―민주당의 후보, 서울시장 선거 상대는 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그동안 추미애 박영선 우상호가 주류를 이뤘는데, 지금 누구라고 확정하기는 힘들지만 지난번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박주민 같은 사람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대선 주자는 언제쯤 가시화할 것인가?

“우리가 2002년 대선 놓고 보면 1년 전까지 노무현씨가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나. 그런 사람이 튀어나와서 대통령까지 됐다. 지금 어디 박혀 있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내년 3월쯤 내가 대통령 출마하겠다고 국가 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나올 수 있는 사람도 있다.”

―기성 정치권 인물보다 외부 인물이 더 낫다는 얘기인가?

“기성 정치인은 일반 국민들이 짜증을 많이 내니까. 항상 일반 국민은 새로운 걸 선호하는 경향이 많지 않은가.”

―문재인 정부 4년을 어떻게 보는가?

“4년 동안에 뭐, 실질적으로 한 게 아무것도 없다. 경제정책, 대북관계, 외교도 제대로 성과를 낸 게 아무것도 없지 않나. 엔엘엘(NLL)에서 대형 사고가 났는데 수습하려면 굉장히 힘들 것이다.”

―문 대통령 임기가 1년7개월 남았는데,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기 마지막 1년에 가면 그전에 희미하던 퇴임 날짜가 환하게 보인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임기를 마치고 편안하게 지낼 것인지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쓸데없이 무리를 하지 말고, 너무 사람에 집착하지도 말라고 하고 싶다. 사람에 집착해 봐야 그만두고 나면, 아무 의미가 없다.”

―후임 대통령을 만들겠다고 하지 말라는 뜻인가?

“그렇다. 현직 대통령이 후임을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면 큰일 난다. 거기서 쓸데없는 무리를 가하다 보니 전직 대통령들이 문제로 남게 된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겨레>와 인터뷰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겨레>와 인터뷰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비대위원장 임기가 내년 4월까지다. 목표가 무엇인가?

“목적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나도 가끔 내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왜 여기서 이걸 하고 있는 것이냐고. 다른 게 아니다. 국민의힘을 종전 방식대로 방치하면 한국에서 야당이라는 것은 굉장히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쪽이, 여당이 너무 비대해져 자기들 마음대로 끌고 갈 것 같으면 정치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민주주의는 파괴될 수밖에 없다. 그것에 상대할 정치세력이 제대로 성립되어야만 대한민국이 70년 동안 쌓아온 경제 성과, 민주주의도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정당이 정상화될 때까지만 하겠다고 한 것이고, 그 기간을 잡은 게 내년 봄까지다.”

―야당다운 야당을 만드는 걸로 역할을 끝내겠다는 것인가?

“다음에 집권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2016년 민주당에 갈 때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 그 당시 새누리당이 20년 집권하느니 어쩌니 할 때다. 이러다 나라가 진짜, 한국 정치가 큰일 나겠구나 해서 민주당에 갔던 것이다. 지금도 생각이 그때나 거의 비슷하다. 내가 무슨 내 목적이 있다, (다음 대선에서) 한판 한다, 바깥에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니다.)” skshin@hani.co.kr


■ 간편해진 ‘해외 직구’…5년 새 3배 가까이 늘어

요즘 ‘해외 직구’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퓨터로, 휴대전화로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해외 쇼핑 사이트에 접속해 결제하면 그대로 국내로 배송된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 직구를 통해 사들인 물품만 약 4천3백만 건, 국민 한 명이 1년에 한 번씩은 해외 직구를 해본 셈이다.

올해는 ‘해외 직구’ 열풍이 더욱 거세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소비가 힘들어지면서 온라인 쇼핑이 많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이미 3천6백만 건이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추세대로면 연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5천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 “미화 150달러 이하 상품? 상품 목록만 제출하면 된다”

늘어나는 해외 직구에 정부도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목록 통관’이다.

미화 150달러(미국에서 수입하는 경우 미화 200달러) 이하 물품을 수입할 경우 특송업체가 구매자와 상품명 등이 적힌 목록만 관세청에 제출하면 별도로 수입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이 목록 통관을 통해 수입한 해외 직구 물량은 2,554만 건, 전체 직구 물량의 절반이 넘는다.


물론 모든 품목이 목록 통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은 제외된다. 식품, 의약품, 한약재, 기능성 화장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야생동물 관련 물품이나 농림축수산물 같은 검역 대상 물품도 목록 통관으로 들여올 수 없다. ‘짝퉁’이라 불리는 지적 재산권 위반 물품도 당연히 제외 대상이다.

■ 간편한 통관 절차 악용…’부정 수입’도 덩달아 늘어


지난 6월, 서울본부세관 단속반이 서울 도심의 한 지하 창고에 들이닥쳤다. 창고에는 체온계가 들어있는 작은 상자들이 가득했다. 모두 4천5백 개, 시가 3억 5천만 원어치였다. 해당 체온계는 ‘부정 수입’ 물품이었다. 개인이 해외 직구한 것처럼 낱개로 수입해 팔려다 적발된 것들이다.

수입업자가 일반 수입 화물을 ‘목록 통관’으로 들여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의료기기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절차도 지키지 않아도 된다. 한 마디로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부정 수입’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2015년 28,766건이던 부정 수입 적발 건수는 지난해에는 5만 건을 넘어섰고, 올해는 8월에 이미 58,560건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수입해서는 안 되는 물품을 목록 통관으로 들여오다 적발되는 아찔한 사례도 늘고 있다.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총포류, 도검류 같은 사회안전 위해 물품이다. 올해 8월까지 적발 건수만 2,558건, 이미 지난해 적발 건수(2,365건)를 넘어섰다.

■ ‘정보 분석’ 강화…”악용하는 사람 없었으면”

목록 통관을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관세청도 덩달아 일이 늘었다. 관세청은 우선, 모든 해외 직구 물품에 대해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여기서 의심이 가는 물품은 통관 직원이 수작업으로 직접 검사한다.

정보 분석도 강화했다. 앞서 체온계 단속 같은 경우다. 해외 직구를 자주, 많이 이용하는 경우 관련 정보를 분석해 개인이 사용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판매하기 위한 것인지 찾아내 단속하는 것이다.

통관 현장에서 일하는 관세청 직원들은 호소한다. “국민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좋은 제도를 악용하지 말아 달라”고. 성숙한 시민 의식이 아쉬운 현실이다.

장덕수 기자 (joannes@kbs.co.kr)

수도권매립지 2025년 폐쇄 위기

[서울신문]

2018년 9월 3일부터 매립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제3-1 매립장. 8월 현재 1819만t 중 29.5%인 536만 4000t을 매립했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2018년 9월 3일부터 매립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제3-1 매립장. 8월 현재 1819만t 중 29.5%인 536만 4000t을 매립했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설계에 2년, 공사에 3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매립지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쓰레기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을 놓고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립지가 위치한 인천시가 2025년 사용 종료를 발표한 뒤 자체 매립장 공모에 나서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경기도는 2015년 6월 체결된 수도권매립지정책 4자 협의체 최종합의서 준수를 주장하면서도 ‘키’를 쥔 인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인천이 빠진 3자 협의체가 대체 매립지 공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인천이 단독 행보를 고수할 경우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의 폐쇄 주장에, 대규모 부지와 자원화시설 및 노하우를 보유한 매립지를 대안 없이 폐쇄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는 비판이 대두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수도권 각지에서 폐기물을 실어온 차량들은 수도권매립지 입구 폐기물 통합계량대를 통과하며 폐기물 양을 자동 계량한 후 매립장에 진입해 폐기물을 하역한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수도권 각지에서 폐기물을 실어온 차량들은 수도권매립지 입구 폐기물 통합계량대를 통과하며 폐기물 양을 자동 계량한 후 매립장에 진입해 폐기물을 하역한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2025년 폐쇄” vs “4자 합의 준수”

논란은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인천은 지난 21일 2025년 수도권매립지 3-1 공구 매립 종료에 대비해 자체 매립지 공모에 착수했다. 생활폐기물 소각재 및 불연성 폐기물을 하루 160t 처리할 수 있는 5만㎡ 이상으로 제시했다. 매립지 사용 종료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인천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공동 매립지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독자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매립지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전과 체감도가 다르다.

서재희 인천시 수도권매립지종료추진단장은 29일 “2025년까지 33년간 인천이 수도권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게 되는데 2026년 직매립이 금지되면 연장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더라도 인천이 ‘영원한 매립장’으로 전락하는 것은 막아야 하고 환경 피해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을 더이상 외면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를 공동 사용하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와 이들 지자체는 인천시에 ‘4자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공동 매립지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6월 28일 환경부와 3개 지자체가 체결한 합의에 따라 사용 중인 3-1 공구는 103만 3000㎡ 면적에 1819만t을 매립할 계획이다. 2018년 9월 3일 매립을 시작해 2020년 8월 말 현재 29.5%인 536만 4000t을 매립했다. 4자 합의안에 매립장 사용은 종료 시까지다. 2025년 매립 종료와 관련해 인천은 연평균 매립량(299만t)을 감안할 때 2024년 하반기에서 2025년 상반기에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3자 협의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활쓰레기 및 사업장·건설 폐기물이 감소하고 올해 반입총량제 시행 등으로 매립량도 줄고 있다. 2018년 311.8만t이던 매립량이 2019년 287만t,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124만t으로 집계됐다.

쟁점은 잔여부지 사용 여부다. 합의안에는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 내에서 추가 사용한다’는 단서 조항을 뒀다. 인천시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이자 논란의 근원이다.

김정환 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장은 “지자체가 소각장 등 직매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해 매립량을 감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생활폐기물을 초과 반입한 지자체에 대해 반입량 감축과 반입 정지기간 확대 등의 페널티를 강화하는 한편 반입량의 68%를 차지하는 건설·사업장 폐기물 감축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체지 가능할까?… 인천 시민 설득이 우선

전문가들은 2025년 인천의 자체 매립지, 서울·경기 공동 매립지 확보 계획과 관련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수도권매립지가 아닌 다른 장소에 매립지 조성 시 최소 6~7년, 평균 10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 반대 등으로 소송이라도 제기되면 예측 불허가 된다. 수도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남훈 안양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도권매립지가 포화돼 새로운 부지를 구하는 방식이면 모를까 인천이 반대해 옮겨오는 것으로 인식되면 어느 지역에서 수용하려 하겠나, 인천도 대체지를 구하는 게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서울·경기의 부담이 커지더라도 인천을 설득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서울·경기가 감축·저감 노력를 강화하고 주민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신규 매립지 조성보다 오히려 경제적 부담도 적다”고 강조했다.

4차 협의체는 3-1 공구 매립이 시작된 2019년부터 대체 매립지 논의에 착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천은 대체지에 인천 제외 주장과 함께 대체 응모지가 없을 시 수도권매립지 잔여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자체 매립지 조성으로 선회했다.

서울·경기는 매립이 완료되지 않아 쓰레기 대란에 대한 체감이 낮은 데다 연장사용 조항이 있다 보니 대체매립지 조성에 여유를 보였다. 더욱이 반입총량제나 직매립 금지 등도 인프라 부족으로 시행이 늦어지게 됐다.

2025년 폐쇄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잔여지 사용 여부는 차치하고 4자 합의에 따라 인천에 양도된 1·2 매립장 면허권과 매립지 부지 매각대금, 반입수수료 50% 가산료,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인천 도시철도 연결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매립지가 없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면서 “법적 분쟁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4자 협의를 더욱 공고히 하고 폐기물 저감 노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체지 논의 과정에서 인천의 자체 발주가 연장 사용의 정당성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한다. 공동매립지는 고사하고 인천 자체 매립장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일방 종료 시 예측가능한 ‘후폭풍’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인천의 매립지 공모 규모가 작다는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세계 최대 규모·첨단 시스템 갖춰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발생 쓰레기를 처리하는 난지도매립지 사용 종료에 따라 1992년 김포매립지에 조성됐다. 면적이 2074만 9874㎡로 세계 최대 규모다. 2016년 매립 완료가 예상됐지만 종량제 시행과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 금지 등으로 반입량이 줄면서 전체(1~4매립장)의 52%만 사용해 4차 합의를 통해 연장됐다. 운영 노하우와 첨단 기술이 결합돼 폐기물 처리 환경시설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3매립장은 국내 최초로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 구역을 나눠 매립하고, 폐기물은 4.5m 높이로 다진 후 50㎝ 흙을 덮는다. 매립 완료 후 5시간 이내 일일 복토해 흙날림과 냄새, 해충 서식 등을 방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 사면 계곡 매립 방식도 연구 중이다.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는 포집해 발전에 사용하며 침출수는 바닥에 차수시설을 설치해 지하수 오염을 차단한다. 매립 종료된 2매립장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침출수 매립시설 환원정화시설이 구축돼 침출수 재순환으로 처리비용 절감 및 폐기물의 분해속도를 높이는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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