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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비드 공매에서 17억5000만원에 낙찰된 전북 김제시 소재 폐교 금구중학교 전경. /사진제공=지지옥션
최근 온비드 공매에서 17억5000만원에 낙찰된 전북 김제시 소재 폐교 금구중학교 전경. /사진제공=지지옥션

#올해 8월 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 입찰에서 2005년 폐교한 전북 김제시 금구면 소재 금구중학교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공매가 진행됐다. 최종 낙찰가는 17억5000만원. 토지 평당 매각가는 약 32만원으로 주변 논밭과 임야 시세보다 적게는 4배, 많게는 30배 이상 높은 가격대다.동행복권파워볼

#2014년 폐교한 전남 해남군 문내면 소재 문내초등학교 건물과 토지도 지난달 초 온비드 입찰을 통해 6억3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주변 땅값보다 3~4배 웃돈이 붙은 가격이다.주변 교통이 불편하고 유동 인구도 없어 장기간 방치된 시골 폐교가 이처럼 비싼 값에 팔리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최근 폐교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싼 값에 팔리는 시골 폐교…리모델링 통해 카페, 박물관, 캠핑장 등으로 탈바꿈━1일 법원경매 및 공매 분석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공매 입찰에 올라온 폐교 건물과 부지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다. 과거 수 차례 유찰돼 가격이 내렸는데 입찰 경쟁이 붙어 최초 감정가 수준으로 낙찰된 사례도 있다.

시골 폐교가 공매 시장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폐교의 넓은 부지를 활용해 개인이 애견카페를 짓거나 지자체가 박물관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입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캠핑장, 수련원, 미술관 등으로도 활용된다.인적이 드문 폐교 건물과 부지가 리모델링을 통해 지역 명소로 자리잡은 사례도 많다. 지난해 7월 전남 신안군 안좌도에 개관한 ‘세계화석광물박물관’은 학생 수 감소로 2009년 폐교한 안창초등학교를 신안군에 매입해서 리모델링한 것이다. 2013년 폐교한 경북 고령군 우곡초등학교는 숲속의 애견카페로 탈바꿈해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신안군 안좌도 세계화석광물박물관. 2009년 폐교한 안창초등학교를 리모델링했다. /사진제공=신안군
지난해 7월 개장한 신안군 안좌도 세계화석광물박물관. 2009년 폐교한 안창초등학교를 리모델링했다. /사진제공=신안군

서울시는 경기 포천, 충북 제천, 경북 상주 등 지방 소재 8개 폐교를 활용해 가족캠핑장으로 운영 중이다.
지역 경기 활성화 도움…코로나19 진정되면 사업 수요 늘어날 것━폐교를 처분한 지방 교육청 입장에선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지역 명소로 자리잡게 되면 관광객도 늘어 지역경기에도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다.파워볼실시간

정부는 올해 6월 ‘폐교자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폐교 리모델링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시 임대료를 감면하는 등 지원책을 강화했다.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을 중심으로 폐교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폐교 수는 3834곳이다. 이 가운데 2447곳은 공매 처분됐고 나머지 409곳은 아직 팔리지 않았다.

올해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캠핑장, 체험관 수요는 줄었지만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면 폐교를 활용한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장 팀장은 “최근 폐교 공매 결과를 보면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 이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는 채권-채무 관계로 법원에서 진행하는 경매와 절차가 다르다. 경매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재입찰되는데 그 때마다 최초 시작가가 20% 낮아진다. 반면 공매는 유찰시 1~2주 간격으로 재입찰이 진행되며 시작가는 1회 유찰마다 5~10% 가량 낮아진다.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자천타천 차기주자 넘쳐나지만 5% 안팎 도토리키재기
대선 실패·총선 낙선 등 신선감 떨어지면 경쟁력 의문
내년 보선 결과에 따라 김종인 셀프등판론까지 솔솔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차기 대권을 앞두고 보수야권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오는 2022년 3월 대선은 불과 1년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권교체를 담보할 차기 주자가 여전히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전 대표가 지난 총선 참패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주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파워볼실시간

국민의힘 차기 대권구도는 말그대로 진퇴양난이다. 내부적으로 보면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다만 ‘풍요 속 빈곤’이라는 역설적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복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황교안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5% 안팎의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저격수로 변신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연대 또는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비토를 넘어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홍준표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대표의 경우 지난 대선 도전에 나섰다가 실패했다는 점에서 본선 경쟁력에 회의적인 전망이 큰 것은 물론 정치적 신선함도 떨어진다. 또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고 원희룡 지사는 대중적 지지도가 미약한 수준이다. 보수야권의 이러한 상황은 여권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는 각각 20%대 초중반의 지지율로 선두권을 달리며 차기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 대표와 이 지사의 독주를 견제할 유력주자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야권의 인물난은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달 29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9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대표(22.5%)와 이재명 지사(21.4%)의 양강구도가 뚜렷한 가운데 3위는 윤석열 검찰총장(10.5%)이었다. 이어 홍준표 전 대표(7.2%) 안철수 대표(6.5%) 오세훈 전 시장(4.0%)황교안 전 대표(3.6%), 원희룡 제주지사 3.0%로 각각 나타났다. 셀프등판설이 종종 제기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2%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 윤 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의 지지율 합계가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과 유사한 수준이다.

보수야권의 극심한 인물난 속에서 정치권 외곽을 주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보수야권 1위를 기록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현 정부 초대 경제사령탑을 지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경쟁력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다만 윤석열 총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의 경우 차기도전은커녕 정치입문에도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 때문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셀프 등판론도 심심치 않게 제기된다. 김종인 위원장은 대권도전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는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손사래를 쳐왔다.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김 위원장의 차기 도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변수는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국민의힘이 싹쓸이할 경우 김종인 비대위 체제 연장론이 급물살을 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안부재론 속에서 차기 대권을 둘러싼 인물난이 지속된다면 김 위원장의 셀프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질 수 있다. 다만 서울시장 보선에서 패배한다면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보수야권의 차기구도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약속 어긴다 꼬집었지만, 비하 의미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 TV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인샬라’라는 말을 해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첫 TV토론 맞대결 벌인 트럼프-바이든 (클리블랜드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벌이고 있다. leekm@yna.co.kr
첫 TV토론 맞대결 벌인 트럼프-바이든 (클리블랜드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벌이고 있다. leekm@yna.co.kr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탈세 의혹에 “수백만 달러를 냈다. 자료를 곧 보게 될 것”이라고 해명하자 “언제 볼 수 있나? 인샬라?”라고 꼬집은 것이다.

이슬람권에서 관용구처럼 사용하는 인샬라는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만약 신이 원하신다면’ 정도로 통한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부모가 아이의 질문에 ‘인샬라’라고 답한다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인샬라 시간’이라는 표현도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예컨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아이가 보챌 때 부모가 ‘인샬라’라고 답한다면 사 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인샬라’를 사용한 것은 문자대로 해석하자면 ‘신의 뜻에 따라’이지만, 실제로는 ‘절대 하지 않겠군’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 정치 평론가는 주장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후보가 세금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이슬람권 용어로 핵심을 찌른 것이라고 CNN이 전했다.

바이든의 단어 사용에 수긍하는 시각도 있지만, 경멸적인 표현이었다거나 이슬람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에 의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슬람권에서 인샬라의 실제 의미는 변덕스러운 행동에 핑곗거리를 주는 게 아니라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단념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이슬람계 정치권 인사는 트위터에서 “이슬람인에 대한 폭력이 횡행하는 상황에 바이든 후보가 즉석에서, 그것도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CBS 뉴스 역시 이슬람권의 반응을 소개하며 “역사적 순간”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제국주의적 발상이고 경멸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보도했다.

aayyss@yna.co.kr

[경향신문]
“사실 재앙은 모두가 다 겪는 공동의 문제이지만, 그것이 자기에게 닥치면 여간해서는 믿지 못하게 된다.”

알제리 출신의 작가 알베르 까뮈가 1947년 발표한 소설 <페스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작은 해안 도시 오랑에서 페스트가 발병한 뒤 도시가 폐쇄되며 벌어진 일을 그린 작품이죠.

2019년 12월 31일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해도 코로나19가 전세계인의 일상을 바꿀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은 2020년 10월. 사람들은 이제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가 아니라 ‘코로나 위드(코로나와 함께 사는 삶)’에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 이전, 역사를 바꾼 전염병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천연두는 실크로드를 따라

치명적인 전염병들의 특징은 처음 발생했을 때 정체를 빨리 파악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165년 로마에서 천연두가 퍼졌을 때, 사람들은 이 병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천연두는 고열과 물집, 고름이 주요 증상이었습니다. 인도에서 처음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두는 실크로드를 통해 로마까지 퍼졌습니다. 도자기, 비단, 차 등과 함께 바이러스도 함께 퍼진 것이죠. 천연두는 이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창궐했다 사라졌습니다. 19세기에 영국인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발명하며 비로소 치료의 길이 열렸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79년에서야 천연두가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선언했습니다.

■유럽인구의 3분의 1을 사라지게 한 페스트

페스트는 ‘흑사병(black death)’이라고도 합니다. 이름만큼 무서운 이병은 아주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혔습니다. 페스트는 주로 쥐를 통해 감염되는 병이었습니다. 페스트의 창궐도 교역과 관련이 있습니다. 541년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교역의 중심이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도 이때 나왔죠. 세계 각국에서 사람과 물품이 모여들면서 페스트균도 함께 들어왔습니다. 특히 배를 통해 쥐들이 따라오면서 페스트균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가장 번성한 도시에 전염병이 돈 결과는 치명적이었습니다. 페스트는 무서운 속도로 전염됐고, 시신을 다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하루에도 수천명씩 사망자가 늘었습니다. 당시 정확한 통계가 남아있지 않지만 동로마제국의 인구 4분의 1 정도가 페스트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역사가들은 추정합니다.

페스트가 창궐한 중세 유럽에서 페스트를 진료하러 다니던 의사의 이미지.   위키피디아
페스트가 창궐한 중세 유럽에서 페스트를 진료하러 다니던 의사의 이미지. 위키피디아

페스트는 1300년대에 다시 창궐해 몽골과 유럽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1331년 몽골제국이 다스리던 황허 유역의 헤버이성에서 페스트가 발병한 뒤, 넓고 넓은 몽골제국의 영토만큼이나 페스트도 멀리 퍼져나갔습니다. 페스트는 몽골에서 시작해 1340년대 유럽을 강타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이 페스트의 공포에 잠식당했습니다. 특별한 치료법도 없었고, 거리 곳곳에 시신들이 쌓였습니다. 1346년부터 1350년 사이 7500만명 이상이 페스트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입니다. 페스트에 대한 공포때문에 당시 유럽에선 집을 버리고 산 속으로 은둔생활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죠. 그때 의사들은 새부리처럼 입 부분이 길게 튀어나온 가면과 모자를 쓰고 진료를 다녔는데, 지금 보면 다소 기괴해보이는 이 모습이 페스트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알고보면 가장 무서운 스페인 독감(1918년 인플루엔자)

1918년 미국 캔자스주의 캠프 펀스턴 군 병원에서 군인들이 새로 발병한 독감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위키피디아
1918년 미국 캔자스주의 캠프 펀스턴 군 병원에서 군인들이 새로 발병한 독감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위키피디아

스페인 독감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인 1918년 시작해 1920년까지 유행했습니다. 첫 발병은 1918년 미국 캔자스주였습니다. 병사 몇명에게서 고열과 통증, 무기력증 등이 발견됐는데 독감과 비슷해 처음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독감은 군대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5억명 이상이 감염됐고, 5000만명~1억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당시 한국에서도 상당히 많은 환자가 발생했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스페인독감은 조류독감의 일종으로 첫 파동때보다는 1919년 2차 파동 때 더욱 강력한 바이러스로 변이해 퍼졌습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만든 전염병입니다. 유럽에선 유일하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던 스페인에서 새로운 독감의 출현을 자주 보도하면서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이병은 스페인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에볼라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강 인근 마을에서 처음 확인된 전염병입니다. 처음 발병됐을 때 높은 치사율을 보였지만, 이후 수십년동안 발병하지 않아 사라진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2014년을 기점으로 에볼라는 인류 역사에 다시 등장했씁니다. 2014년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에 빠른 속도로 번졌습니다. 기니에선 6개월동안 9000명이 감염됐고 그중 절반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에볼라는 주로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병해, 한국에선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전염병입니다. WHO는 2016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종식됐다고 선언했지만, 2019년 다시 에볼라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국제공중보건위기 상황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WHO는 지난 6월 콩고에서 에볼라가 종식됐다고 발표했는데 이번이 벌써 10번째입니다. 언제 다시 전염병이 창궐할지 알 수 없습니다.

사진출처|WTO
사진출처|WTO

■그리고 코로나19

이밖에도 인류를 공포에 파뜨린 전염병은 많습니다. 결핵, 장티푸스, 말라리아, 한센병, 매독, 에이즈 등 많은 전염병이 인류와 함께 살고 죽었습니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불치병’이라 여겨지던 질환들도 고칠 수 있게 됐지만, 언제라도 우리 앞에 새로운 병, 모르는 병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WHO는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라고 선언했습니다. 2002년 중국 광동성에서 시작된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는 짧은 시간에 세계 30여개국으로 퍼졌고, 8000명 이상이 감염됐습니다. 2019년 12월 31일 ‘정체불명의 폐렴’으로 보고됐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9개월만에 전세계 213객으로 퍼졌고 100만명 이상이 이 새로운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WHO가 전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것은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코로나19가 세번째였습니다. 과거엔 이런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그만큼 21세기 들어 새로운 전염병이 빠른 속도로 퍼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원인에 대해선 여러가지 분석이 있습니다. 전세계의 거리가 좁아지면서, 감염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겠지만 최근 가장 많이 나오는 분석 중 하나는 새 전염병이 환경파괴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전염병이 인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지구를 괴롭힌 결과 이상질병들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멸종된줄 알았던 동물들이 자연으로 다시 돌아오고 대기의 질이 좋아졌다는 조사결과도 있었죠. CNN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런 제목의 기획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는 인간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가정폭력으로 국내에서 추방당한 외국인이 새로운 신분으로 귀화한 사실이 드러나 귀화가 취소된 뒤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외국인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귀화 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파키스탄 출신 A씨는 1994년 대한민국에 입국한 뒤 한국인 B씨와 결혼해 슬하에 딸 1명을 두었으나 2년 만에 이혼했다.

혼인 파탄의 이유는 A씨의 폭력적 성향에 있었다. A씨는 아내와 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1999년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A씨를 국내에서 추방하며 5년간의 입국 금지를 명령했다.

그러자 A씨는 파키스탄에서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로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 추방된 해 곧바로 재입국했다.

새로운 이름으로 국내 출입을 반복하던 A씨는 2002년 또 다른 한국인 C씨와 결혼했고, 2006년에는 혼인 귀화 허가를 받아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A씨의 ‘이중생활’은 음주운전으로 2015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드러났다. 당국이 A씨의 지문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과거 추방당한 파키스탄인과 동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발견한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A씨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며 귀화 허가를 취소했다.

소송을 제기한 A씨는 “귀화가 허가될 당시의 법에는 귀화 허가 취소 또는 취소 사유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며 “없었던 근거법령이 신설됐다는 이유로 소급적용하는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법무부 장관은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귀하 허가에 대한 재량권을 가지며, 허가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일정한 제한 하에 이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귀화 허가 취소로 침해되는 원고의 법적 신뢰보다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적 요구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A씨는 “파키스탄에서 적법한 개명 절차를 밟았고 잘못된 출생일을 정정해 새 여권을 발급받아 국내에 입국한 것일 뿐,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한 것이 아니다”라는 항변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귀화 허가가 취소되면 원고로서는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국내 체류가 곤란하고 종전의 생활 관계가 단절되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국적취득의 적법성 확보는 국가 질서 유지의 근간인 만큼 이 사건 처분의 공익이 원고의 침익에 비해 훨씬 크다”고 판시했다.

이은지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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